'득점왕' 울산 주민규 "태극마크? 노력하고 겸손하면 찾아올 것"

'득점왕' 울산 주민규 "태극마크? 노력하고 겸손하면 찾아올 것"

링크온 0 268 2023.12.04 03:24

토종 스트라이커로는 김도훈 이후 20년 만에 '두 차례 득점왕'

질주하는 주민규
질주하는 주민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태극마크요? 부담 없이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깨달았습니다."

토종 스트라이커로 두 차례 득점왕(2021년 제주·2023년 울산)을 차지한 스트라이커 주민규(33)가 유독 인연이 없는 축구대표팀 발탁을 놓고 '초월의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주민규는 3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파이널A 38라운드 최종전에 선발 출전, 공격포인트 없이 후반 20분 마틴 아담과 교체됐다.

아쉽게 최종전에서 골 맛을 보지 못했지만 주민규는 이번 시즌 17골로 당당히 득점왕에 올랐다.

경쟁했던 티아고가 17골로 타이를 이뤘지만 출전시간이 적은 주민규에게 득점왕 타이틀이 돌아왔다.

이에 따라 주민규는 2021년 제주 유니폼을 입고 22골을 넣어 처음 득점왕에 오른 이후 2년 만에 득점왕 타이틀을 되찾는 기쁨을 맛봤다.

특히 주민규는 K리그 통산 5번째로 두 차례 이상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윤상철(1990·1994년), 이기근(1988·1991년), 김도훈(2000·2003년), 데얀(2011·2012·2013년) 등 4명 만 두 차례 이상 득점왕에 올랐다.

더불어 주민규는 김도훈 이후 무려 20년 만이자 역대 4번째로 두 차례 이상 득점왕에 오른 토종 골잡이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주민규는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라이벌 전북을 이기고 우승 세리머니를 해서 기분 좋은 하루"라고 웃음을 지었다.

샴페인 터뜨리는 울산 현대 선수들
샴페인 터뜨리는 울산 현대 선수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우승팀인 울산 현대 선수들이 샴페인을 터뜨리며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12.3 [email protected]

주민규는 2019년 이랜드를 떠나 울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28경기에서 5골만 넣은 뒤 2020년 제주로 이적했다.

2021년 제주에서 22골로 개인 첫 득점왕의 기쁨을 맛본 주민규는 지난해 17골을 넣으며 조규성(미트윌란)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출전 시간이 많아 2년 연속 득점왕을 놓쳤다.

올해 울산으로 이적한 주민규는 지난해와 정반대 상황으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개인 통산 두 번째 타이틀 획득의 영광을 맛봤다.

주민규는 특히 전날 티아고의 경기를 직접 보고 득점왕 등극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티아고의 경기를 봤냐는 질문에 "당연히 봤다. 어제 어머니 생신이어서 부모님과 점심을 먹느라 경기 초반을 잘 못 봤는데, 화장실을 다녀오고 나니 부모님의 표정이 굳으셨다. 그래서 '잘못됐구나' 생각했다"라며 "경기가 끝나고 나서 득점왕에 오른 것을 알고 마음 편하게 오늘 경기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4년 전에도 울산은 우승을 바라봤지만 그러지 못했고, 저도 제주로 이적했다"라며 "울산으로 복귀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다. 이뤄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공격수로서 득점왕의 의미를 묻자 "공격수로서 인정받았다는 느낌이다. 득점왕과 아닌 것의 차이는 크다. 득점왕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라며 "득점왕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보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선수 가운데 2년 연속 득점왕이 없다고 해서 작년에 간절히 노력했었다"라며 "김도훈 감독님 이후 20년 만에 득점왕을 두 번 받은 공격수가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우승 헹가래 받는 홍명보 감독
우승 헹가래 받는 홍명보 감독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우승팀인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2023.12.3 [email protected]

득점왕에 올랐지만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부터 호출받지 못한 주민규는 "이제 지금 나이에서 연연하지 않는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주민규는 "사실 모든 선수가 국가대표를 꿈꾸며 축구한다. 항상 안주하지 않았던 것은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이 동기부여가 됐었기 때문"이라며 "언젠가 노력하고 겸손하게 하면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태극마크에 매달리는 것도 부담이 된다.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의연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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